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散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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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원 (편동수 손녀, 홍익대 회화과 1학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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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세상에 말을 걸다. 2007년. 나에게 정말 많은 깨달음을 준 해. 지나고 보니깐 그건 일련의 과정이었다. 누구나 그렇다. 주로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는 시기에 누구나 한번쯤은 죽을 만큼 힘들고 누구나 자기 자신과의 사투를 벌여야 한다.
대학에 들어간다는 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 정말 뻔한 얘기라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서 알고 있을 법도 한데 정말로 몸소 겪으면서, 상처 받으면서 알아가야 하고 때론 끝없는 공허함을 느끼다가도 그저 사는 게 행복하다고 느끼기도 하고
생각해보면 나를 지탱해주는 근원인 가족과 친구들도 행동이나 말이 아닌 마음으로 느껴야 한다.
지금껏 아무것도 모르고도 잘 살아왔는데 세상을 알게 되면서 산다는 게 힘겹게 느껴진다. 안다는 것과 무언가를 소유한다는 것은 곧 구속이 된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들어온 수많은 말들을 하나하나씩 공감할 때 조금씩 커간다는 것을 느끼고 나도 변한다.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다는 말을 공감하게 되었을 때 어쩌면 나도 믿지 못할 사람이 되고 있고 남자는 다 똑같다는 말을 공감하게 되었을 때 어쩌면 나도 똑같은 여자가 되어 있는 것.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는 말을 공감했을 땐 어쩌면 조금씩 세상과 타협해 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욕심은 끝없이 늘어간다. 꿈에 대한 욕심, 돈에 대한 욕심, 사람에 대한 욕심… 모든 것을 가져야만 행복한 게 아니란 걸 가장 잘 알면서도 매일 매일 한 순간 한 순간이 착각의 연속이다.
행복은 능력이다. 모두가 다른 환경을 갖고 살아가지만 그 환경에 따라 행복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세상은 공평하다는 말은 얼굴이 예쁘면 공부를 못한다거나 돈이 많으면 성격이 안 좋다거나 하는 말로 설명되는 게 아니다. 모든 것을 가졌다는 것은 곧 그것들에 구속된다는 것이라서 오히려 그것들은 어느 순간 큰 짐이 되어버린다.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곧 자유가 될 수 있고 무엇이든지 꿈꿀 수 있고 죽을 만큼 노력해 볼 수도 있다. 또 반대로 생각해보면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은 그것으로 인해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행복은 어떤 준비라든지 조건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린 거라서 그저 사람이 존재함과 동시에 행복도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행복을 누리는 것은 모두 자기 자신에게 달려있다.
살아보면 살아볼수록 세상은 힘든 곳이고, 무서운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걸 깨달았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을 모두 안다고 해서 순수함을 잃은 것은 아니다.
하나씩 하나씩 깨달아 갈 때 마다 마치 시뮬레이선 게임의 인트로를 보듯이 아 이제 시작이구나 하고 세상을 살아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무서운 것들이 줄어만 가는데, 단 하나, 후회한다는 것이 무섭고, 또 두려워진다.
나의 20대는 나중에 나중에 돌이켜 생각해봐도 후회가 없었으면 좋겠다. 그냥 이건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20대를 맞으면서 드는 나의 작은 바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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