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목마당

散文

兪春實(장수건 부인)

노년의 즐거움

나의 젊은 세월은 강물같이 흘러가 버렸다. 노년의 세월은 더 빨리 흘러가는 것 같다.

젊은 시절에는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생활에 여유가 없었지만 희망이 있고 젊어서 좋았고, 노년에는 생활에 여유가 있으니 즐겁게 살 수 있어서 좋다.

사람마다 즐거움은 다르겠지만 나는 꽃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산에서 공원에서 집에서 꽃을 볼 때 마다 즐겁다. 우리집에서는 생화 조화 그림속의 꽃들을 언제나 볼 수 있다.

어떤 난은 3개월 꽃이 필때가 있다. 장미, 튜립, 백합, 국화와 같은 꽃들은 그때 그때 사서 본다. 향기는 없지만 아름다운 조화도 사다가 꽃병에 꽂는다.

꽃은 이제 나에게 필수품이 되었다. 남편은 꽃을 보면 아름답다고 하지만 필수품이 아니고 액세서리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TV에서 어떤 남자가 여자에게 꽃을 선물하는 장면을 보고 나는 저런 선물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말하니까 남편은 사준다고 하였다. 내가 원하는 것을 사주겠는가고 다시 물으니까 그렇게 해 준다고 하였다.

나는 어느 유명한 화가가 그린 장미 백송이 그림을 계약금을 치르고 사와서 거실에 걸었다. 외출에서 돌아온 남편은 그림을 보고 아름답다고 말하면서 가격을 물었다. 나는 세일해 350만원이라고 말했다. 남편은 아무 말없이 350만원을 내주었다. 남편은 오랜 빚을 갚아서 마음이 홀가분해 하는 것 같고, 나는 한번에 더 큰 선물을 받아서 좋았다. 이 그림을 볼때마다 즐겁다.

우리 부부는 영화를 좋아한다. 그래서 매월 두 세편의 영화관람을 즐기기도 한다. 나는 뮤직컬을 좋아해서 남편과 두번 관람했는데 남편은 뮤직컬 보다는 책 보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애서 그 이후로는 친구하고 같이 다닌다.

미술관에는 남편과 여러 번 같이 갔지만 남편은 역시 미술보다는 책보는 것을 더 좋와하기 때문에 친구하고 같이 다닌다.

한번은 그 유명한 고흐의 작품을 보기 위해 서울시립미술관에 갔더니 65세 이상은 12,000원 입장료를 내지 않고 무료로 관람하였다.

나도 바다를 좋아하지만 남편은 더 좋아한다.

매년 여름이면 남편이 손수 운전해서 속초해수욕장으로 간다.

장거리 운전을 언제까지 할 수 있는가고 물으면 80세까지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바다속에 들어가면 남편은 제세상을 만난 것 같이 신나게 수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들어가지 않는 안전표지선 가까이까지 들어가서 혼자 여러가지형의 수영을 즐긴다. 남편의 수영을 구경하던 어떤 젊은이는 저 할아버지는 저렇게 수영을 잘하는 것을 보니 젊었을때에는 수영선수를 했나봐 하고 말한다. 남편은 초등학교때 배운 실력이라고 말한다.

나는 수영은 못하지만 바다물속에 들어가 앉았다가 나오고 하는 것을 반복해도 즐겁고 남편이 수영하는 것을 봐도 즐거워 한다.

나는 해외여행도 좋아해서 30여개 국가를 다녀 왔는데 이제는 장거리 비행에서 오는 지루함이 즐거움보다 더 부담이 되어 가까운데 다닌다. 그래서 일본에 세번 다녀왔고 제주도는 다섯번 다녀왔다.

국내여행도 여러곳에 다녀왔지만 그 중에서 잊을 수 없는 광경은 충주리조트에서 일어났다. 아침에 새들이 요란하게 지저기는 소리가 나서 창문을 열었더니 큰 나무에 노란꽃이 핀 것 같이 보였는데 자세히 보니까 꾀꼬리 수백마리가 나무에 앉아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정말 아름다운 꾀꼬리들의 노래였었다. 이것은 5월의 충주리조트에서만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였었다.

우리 부부는 등산도 좋아해서 봄부터 가을까지는 자주 산에 간다.

여러 산에 가 봤지만 그 중에서도 북한산이 좋았다. 언제나 가도 마음이 편하고 아름다운 꽃이나 단풍을 볼 수 있어서 즐겁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즐거움을 찾아서 즐겁게 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