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목마당

散文

碧峯徐峻錫

노년의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은 기공

내가 엄신기공(嚴新氣功) 수련에 입문하기는 2004년 5월경이니까 햇수로는 벌써 4년이 경과하였다.

그 이전에는 잠시 시중의 단전호흡도장에 나가 수련을 받은 일이 있지만 엄신기공에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은 기존의 도장들이 상업적이고 비학구적인 것에 비하여 가정적이고 학구적이면서 수련과정이 단조롭고 힘이 들지 않아 노후운동으로 적합할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수련하는 기공회의 구성은 공무원, 교수, 군 등 공직에서 은퇴하였거나 현직에 계신 분들로 서로 추천에 의하여 선발하였으며, 회원 중 거실이 좀 넓은 집을 갖고 계신 모 교수님 댁을 수련장소로 하여 매주1회씩 모여 엄신기공을 전공하신 기공사의 지도하에 약1시간여 수련을 받은 후 20~30분간 다과와 더불어 건강에 관한 정보교환 등 환담을 나누고 헤어지는 절차로 진행되고 있다.

물론 기공수련은 주1회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개별적으로 집에서 매일 1회 이상 적절한 시간 단련을 하여야 한다. 이러한 자기혼자의 단련이 기공수련의 핵심이라고 하나 단련에는 많은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며 그 감(感)을 유지하기 위하여 주1회 모여서 선생의 지도를 받게 되는 것이다.

엄신기공은 중국의 젊은 의학자인 엄신(嚴新)선생이 창안한 것으로 일본과 미국 등 외국에서는 그 수련자가 많다고 하나 국내에서는 선전이 잘 안되어서 그런지 보급율이 저조하다.

기공의 원리는 기존의 참선(禪), 단전호흡(丹田呼吸) 등과 유사하나 그 기법에서 차이가 있으며 준비동작과 정리운동 없이 비교적 단조로우며 옷을 도복으로 갈아 입는 등 번거로움이 없다.

기본적인 수련방법을 간단히 소개하면 방석이나 의자에 옛날 우리가 생도시절 식당에서 정좌를 취하였든 것과 같이 올바른 자세를 취하고 앉음으로서 자연적으로 인체의 기혈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 지도록 하고, 호흡은 가늘고 긴 심호흡으로 내장운동을 촉진할 수 있도록 숨을 고르며, 일체의 잡념을 버리고 편안한 마음과 의념으로 내기(內氣)를 조절하는 등 조신(調身), 조식(調息) 및 조심(調心)의 3대 요소에 기초를 두고 수련하게 되며 수련 말미에 강제수공이라 하여 신체의 주요 경락부위를 맛사지 하는 식으로 풀어주는 마무리단계로 마치게 된다.

이외에도 엄신기공에는 여러 단계가 있으나 지금 소개한 내용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내가 4년간 수련한 내용도 위 기본단계의 반복이 전부이었다.

내가 4년간 수련한 결과는 무엇인가. 몸의 어느 부위가 좋아졌다든가 또는 어느 질병이 나았다든가 하는 특이 공능은 없었다.

그렇다고 큰 질환이 생긴 것도 없다. 다만 마음이 불안하거나 몸이 피곤하거나 잠이 잘 오지 않을 때 혼자서 조용히 기공을 하게 되면 심신의 피로회복과 더불어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나뿐만이 아니고 같이 수련하는 우리 연배의 수련생들이 모두 경험하고 있으며 수년간을 모두 잔병 없이 건강하게 지나는 것을 미루어 볼 때 틀림없는 엄신기공 수련에 의한 호전반응의 소치라고 생각하였다.

여기에서 내가 특히 주목한 점은 건강에 위해가 되는 마음의 안정, 즉 노후의 무료함, 노여움, 무기력하여짐을 달랠 수 있다는 점이다. 할 일이 없을 때 그저 산책 또는 등산만 하기 보다는 경관 또는 공기 좋은 곳을 택해 잠시 앉아서 기공수련을 하게 되면 모든 시름 다 잊어지며 상쾌한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엄신기공을 노년에 접어 든 동기생들에게 권하고 싶다.

이왕에 동기회 사무실을 갖고 있으니 2주에 1회 정도 적절한 시간에 동호인이 모여 기공수련을 하게 되면 노년의 건강도 유지하며 우리끼리 하는 운동으로 친목도 더욱 돈독히 유지할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