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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
우리들 |
朴壽愛 (편동수 부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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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2007년 12월 송년회, 바로 오늘, 여기 모인 우리는 대한민국을 뿌리로 하여, 육군을 몸통으로, 육사를 그 나무의 가지로 자양분을 받으며 살아온 사람들입니다. 생도시절엔 아기별로, 초급 장교 시절엔 미래의 별로 성실히 살았고, 지금은 평범한 노인으로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돌이켜보면 1958년 6월 16일, 태능숲 연병장에서 그 눈부신 젊음으로 소위 계급장을 어깨에 달고 만인의 축복 속에 세상이 내 것인 양 가슴 벅찼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다만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몇몇 동기생은 이미 유명(幽明)을 달리했고 다른 몇 사람은 투병중 입니다. 먼저 간 친구에겐 명복을 빌고 병석(病席)인 친구에겐 정성어린 마음으로 쾌유(快癒)를 빕니다. 우리가 함께 한 반세기 삶이 고스란히 우리들 가슴 속에 녹아 내려 내가 아닌 우리로 거듭난 지금, 우리들의 자화상을 어떤 말로 정리하고 마무리해야 할까요? 2007년 송년 모임을, 사랑과 행복, 희망과 절망, 젊음과 늙음이 교차(交叉)하는 묘한 마음으로 맞게 되었습니다. 되돌아보면 현역(現役) 시절이 보람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립기도 합니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오늘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자 했던가요? 오늘을 소중히 살자는 뜻이라 여깁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2세, 3세들이 우리들 시절보다 천 배나 좋은 여건에서 탄탄대로를 내닫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들의 미래이고 희망입니다. 또 다른 출발이고 시작입니다. 대한민국의 뿌리는 굳건하고 그 나무의 몸통과 가지는 세상을 덮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합니다. 모교 육사에 감사하고 무궁한 발전을 빌며 이 글을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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